2012년 4월 27일 금요일

레이디 가가 공연을 보며(관람의 의미가 아니라) 든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딱히 레이디 가가나 우리나라 공연문화 같은 거창한 것에 대해 쓰고자 하는게 아니다.
며칠 전에 우연히 본 레이디 가가 관련 다큐멘터리(라기엔 민망한 수준이지만) TV 프로그램을 보고
단지 옷차림 요란한 정신병자 싱어송라이터는 아니며 좋아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꽤나 대단한 사람이라는 건 인지했다.
단지 음악적 취향과 몇가지 요소가 나랑은 안맞기에 나는 앞으로도 좋아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정도.
다만 공연에 대한 내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보게된 계기랄까.
나는 큰 규모의 공연장(올림픽 경기장 같은)에서의 공연은 가지 않는 편이다.
가수 얼굴은 보이지도 않고 노래는 단지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일 뿐이고.
결국 TV로 보는 라이브중계보다 못한게 아닐까 하는 이유에서이다.
(라이브중계는 얼굴이라도 크게 나오지)
그래서 공연은 소극장 콘서트만 가는 편이고,
이번 아이유 첫번째 콘서트가 열린다는 글을 보았을 때도 그 장소가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라는 걸 보고 갈 생각을 접었다(결코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뭐 그렇더라고 하더라도 그녀의 콘서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겠지.
그런데 몇명 되지도 않는 우리과 동기 중에서도 세명이나 오늘 레이디 가가 콘서트에 가더라.
그래서 물어봤지. 얼굴이 보이기나 하느냐고.
당연히 보이는 자리일리 만무하고 사실 예상가능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 분위기가 좋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마이클 잭슨 정도였다면(이제는 가능성이 없지만) 올림픽 경기장이 아니라 호남평야에서 한대도 갔겠지.
허나 잭슨은 아주 특별한 케이스이고(고인이 되었기에 더욱 그런 기분이 들 수 있으니) 소녀시대건 이적이건 그런 큰 공연장이라면 사양이다.
결국 나에게 있어서 공연장에 가는 이유는 그들과 다른 게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가수의 얼굴을 보는 것인 목적인 것인가.
하지만 그건 아닌게, 이적의 소극장 콘서트는 소극장이라고는 해도 두 번 다 얼굴을 자세히 볼 정도의 거리는 아니었다. 그저 저기 이적 맞네 정도.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나에게는 큰 차이일 수도.
아예 누군지도 모를 거리에서 스피커의 소리만 의지하며 감상하는 것과, 최소한 그(혹은 그녀)가 저기 있고, 지금 노래를 하고 있다는게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게 나에게 가고 안가고를 결정하는 Ea값인게 아닐까.
그리고 이건 큰 이유는 아닌 것 같지만,
제대로 된 극장식의 의자가 아닌, 땅바닥에 이동식 의자에서 보는걸 싫어하는 것도 있겠다.
뭔가 정돈되지 않은 기분이랄까, 차분히 공연을 감상하는 목적이 아닌 인원을 수용하는 것이 목적인듯한 기분이라서. 게다가 그런데는 앞사람 머리 때문에 방해되는 가능성도 크고.
이렇게 쓰고 보니, 엄청 까칠한 타입같군, 나.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같이 가자고 하면 가겠지.
그건 그 공연을 보는 것보다 그 누군가와 기억을 공유하는 목적이니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