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가면 항상이라 할 정도로 교보문고에 들른다.
요즈음에는 전자책을 보는지라(종류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책을 살 일은 별로 없지만
현재 읽고 있는, 읽으려는 책의 실제 분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혹은 미리 어느 정도 읽어보거나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은 책 중에 마음에 드는게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요즈음도 그렇듯이 자기계발서가 수도 없이 나오고 있고, 근래에는 '힐링'라는 이름의 위로서도 많이 나오고 있더다.
이런 책이 많이 팔리고 있는 반면에 이런 종류의 책을 싫어함을 넘어 혐오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그 싫어하는 부류에 속하고 말이지.
허나 작년에 정신적으로, 환경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터라 나 자신을 돌아볼 요량으로 '그런 부류'의 책을 몇 권 읽어봤는데(하지만 힐링류는 읽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힐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그런 부류'의 책이 출판될 필요성은 있더라.
물론 당연히 옳은 말만 하다 결과적으로 자기 노력이 중요하다는 뻔한 내용이긴 하지만
활자화 된 책은 막연히 그러려니 하는 옳은 이야기를 구체화시켜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격언이나 명언 역시 결국엔 '옳은, 좋은 이야기'임에는 변함 없지만 그 옳은 이야기를 형상화시켜 명확하게 이해시킴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해 결과적으로 행동력을 심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옳은 이야기는 옳은 이야기.
읽으면서 '그래, 그렇지. 아무렴'이라 중얼대며 술술 넘어가는 경우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소설을 읽으면서 감성을 키우는게 낫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책의 논거 중 상당수는 혼자서 담배 피우며 생각에 잠기는 것으로도 충분히 추론 가능하므로 독서 시간 대비 효용성이 떨어진다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만 세상에는 사는 방법에 대해 정답(이라 많이들 생각하는)을 떠먹여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
비판보다는 수긍하고 추론보다는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어려운 고전 철학서보다는 알기 쉽게 풀어주고 곧바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자기계발서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운이 좋으면 미처 생각치 못했던 시각을 접하여 삶을 대하는 관점을 넓힐 수도 있다.
다만 결국 말하는 바가 비슷비슷한 자기계발서들이므로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경우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가능성이 줄어들어, 독서 시간 대비 효용성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정답이 없다는건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인간관계, 자식교육에 대한 것은 너무나 많은 상황이 있고 가능성이 있고 불확정성이 있기 때문에 한가지 답으로 해결될 리 없다.
따라서 모든 책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가능한지를 꾸준히 되짚어보면서 읽어야 한다.
자식교육에 관해서는 심지어 정반대의 주장이 담긴 책들도 있는데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결국 자기계발서류를 읽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비판 의식은 있어야 한다.
내용의 참, 거짓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계발서의 궁극 목표인 실행을 위해서라도 책이 주장하는 것을 스스로 검증해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의 인생을 위한 것인데 그 책의 진실성, 논리성 정도는 검증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그 정도로 냉철하게 추론할 정도의 사람은 자기계발서보다는 철학서를 읽을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지.
P.S. : 역시 글을 쓰는건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처음 이 글의 핵심 요소가 떠올라 구상하던 때에는 결과물 보다 훨씬 그럴 듯해 보였는데 말이지. ㅜ_ㅡ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