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1일 월요일

출판사 '열린책들' 전용 어플 출시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아이패드용 전용 어플을 출시 했다.
다운로드 링크
기념 이벤트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무료 배포하는건 참 고마운데 (예전에 이미 읽었지만)
꼭 이렇게 출판사에서조차도 전용 구독 앱을 따로 내야 하는 걸까?

예전 mp3 시장이 형성될 초기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복사방지라는 이유로 DRM을 넣어서
mp3를 구입하는 사이트마다 호환되는 특정 mp3 플레이어가 따로 존재했었다.
결국 iPod 같은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특정인으로 나같은) 국내 mp3를 돈주고 사도 재생하려면 다른 mp3 플레이어를 구매해야하는 거다.

뭐 결국에는 MP3에 한하여 DRM은 사라졌고 현재는 어느 사이트에서 구입한 MP3 건 아무 플레이어에서나 재생 가능하다.

그런데 그것과 유사한, 아니 더 이상한 일이 전자책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현재 각 전자책 판매 사이트에서 복사방지라는 명분으로 각자의 DRM을 사용하기 때문에 킨들과 같은, 독자 노선의 전자기기(이전의 iPod처럼)에서는 리디북스나 알라딘 등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읽을 수가 없다.
그나마도 MP3야 CD를 사서 리핑을 해도 되고 어차피 판매 사이트 간에도 가격을 제외하고는 MP3 자체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전자책은 MP3와는 다르게 판매만하고 끝이 아닌, 북마크라던가 하이라이트, SNS 공유 등의 부가기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그러니까 특정인으로 나같은),
또한 의외로 판매 사이트마다 판매되는 책의 유무가 차이나는 경우도 꽤 있어서
전자책 사용자는 가격 뿐 아니라 판매 여부, 리더기의 품질까지도 신경써야하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게다가 혹여 구입한 사이트가 망할 경우 아예 그동안 구입한 책들을 더이상 볼 수도 없는 상황도 생기니 더욱 선택에 신중해질 수 밖에.
최선은 구입시 DRM이 없는 ePub 등의 파일로 다운로드 받고, 그 파일을 적당한 전자책 리더나, 혹은 선택사항으로 서비스되는 전자책 회사의 북마크 연동 클라우드 서비스(아마존의 마이 도큐멘트 같은)를 통해 사용하는 것이겠으나
현재는 물론이거니와 당분간은 요원한 일이므로 차치하고.

당장 가장 중요한 건, 출판사의 자체 전자책 어플!!
이건 마치 SM엔터테인먼트가 직접 MP3를 판매하는데다가 자기네 노래만 들을 수 있는 전용 재생 어플을 내는 상황이랄까.
리디북스나 크레마 등의 기존 리더기가 자신의 전자책 철학 내지는 표현방법과 맞지 않아 내는거라고 하기에는 빼어난 리더기의 편의성과 개성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나마 교보보다는 낫지만)
그저 고만고만한 정도의 리더기에 좀더 예쁘게 디자인하고, 보여주는 정보는 조금 부족한 정도.
게다가 고작 전자책 리더 어플 주제에 용량이 188메가라니...
설마 이미 기존 전자책을 전부 넣어두고 결재하면 해금하는 방식인거냐.

그럼 대체 이런 어플은 왜 만든 것일까?
내 짧디 짧은 식견으로는 기존의 전자책 판매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여 수익 증가를 이루려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아이북스를 이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마저의 수수료도 싫은 게지.

물론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안그래도 출판시장이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던 한국에서 닌텐도DS의 등장과 그를 이은 스마트폰의 열풍은 악재일테지.
그나마 스마트폰과 타블렛으로 전자책을 읽을 수도 있긴 하지만 안그래도 책은 교과서와 토익책만 읽는 나라에서 이런 기기는 게임기로 활용하는게 더 타당성 있고 말야.

하지만 말야,
'열린책들'이 전자책이 미래의 책 모습 중 하나임을 정말로 인지하고,
그것 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것을 책임으로 생각한다면
단지 어플 안에다가 이거 만드느라 비용의 압박과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다고 우는 소리하면서
'오픈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150달러 받고 전자책 팍팍 풀어서 대충 현금 모을 생각은 하지 말고
진짜 전자책을 사용하는 사람이 원하는게 뭔지 고민하는게 순서 아닐까?
전자책 사용자는 부피와 무게 없음으로 인한 편의성과 가상의 데이터를 통한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고 원하는 페이지를 바로 찾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원한단 말이다.
눈 아픔을 최소화할 수 있는 e잉크에서 읽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말이지.
그런데 두께와 무게가 책의 분철을 결정하던 현상이 전자책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고
하이퍼링크는 자기네 책 홍보할 때만 사용되고 있으며 동기화는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결국 국내에서 큰 축에 속하는 출판사에서도 전자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은 없이,
그저 '밑줄 긋고 메모하고 SNS에 공유 정도하면 전자책으로는 충분히 폭넓은 독서체험을 하는거야'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름은 책 읽는걸 좋아하고 국내에도 책 읽는 문화가 조금이나마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이번 '열린책들'의 전자책 어플 제작은 접근 방법에서, 그 깊이에서 부족하기만 해 보여 착찹하다.
부디 내 생각이 짧아서 위에 쓴 예상이 틀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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