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실습이 학기, 방학 구분 없이 시행되기에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간 읽은 책 포스팅으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분기별로 구분지어야 옳으나 내가 그리 부지한 것도 아니고
(이 글이 지난 여름방학 동안 읽은 책 포스팅 이후로 처음이란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현재 닌텐도 삼다수 구입 이후로 독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상 3개월 동안 얼마나 읽을 지도 미지수인데다
그렇다고 6개월마다로 하자니 또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어찌해야 하나 고민 중.
여하튼.
그런고로 4개월 동안 읽은 책은 대부분 학기 중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그 수가 적다.
순서는 여전히 읽은 순.
대망 1, 2 - 야마오카 소하치
: 재미있다. 엄청 재미있다.
남자들의 진한 야망과 음모, 명예, 의리가 강렬하게 묘사되고
더불어 난세 속의 속절없는 사랑과 그 속을 여자의 몸으로 살아감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애잔한 이야기가 적절히 치고든다.
그리하여 잘 만든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각 소단위마다 펼쳐져, 읽는 내 어디서 여운을 느껴야 할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
물론 이건 역사적 사실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이야기 솜씨에 의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런 멋진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커다란 역사적 시대가 우리나라에는 없다는 점이 아쉽달까.
아니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단점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각 권이 1,000페이지를 넘고
야마오카씨가 쓴 대망 부분만 해도 12권이라(전체 36권) 언제 다 볼 지 감도 안온다는 것.
그런고로 2권까지 보고 3권 초입부에서 이야기 전개가 조금 늘어진 틈을 타, 다른 책을 보기 시작하였다.
왕 게임 1 - 카나자와 노부아키
: 나도 책을 빨리 읽으려 마음 먹으면 금새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총 10권 중에 1권 읽은 것 뿐이라지만 반나절만에 다 읽었다.
하지만 아무리 자극적이고 흡입력이 뛰어나도 지나친 허구와 설정 붕괴는 참고 볼 수 없다는 걸 느꼈음.
그런고로 1권으로 끝.
비명을 찾아서 - 복거일
: 좀 맥 빠지는 결말은 별로였지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자세는 만족스러웠다.
순수한 악인은 없고 각자의 입장에서 그에 맞는 태도를 보이는.
다만 그러한 자연스러움 때문에 급격한 전개나 대반전은 있을 수 없었으리라.
책 내용과는 별개로 이 책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는데 무려 1987년 판.
뒤에 대출 카드 수납 주머니도 있더라. 덕분에 읽는 내내 책 자체의 향수에 감싸여있었다.
경제학 콘서트 1 (원제 : Undercover Economist) - 팀 하포드
: 김동조씨의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망설였던 책이지만
그 책보다는 좀 더 원리중심적이고 더 깊이 있달까. 꽤 재미있었다.
다만 사회분야의 문제들의 특성상, 어느 하나가 정답일 수는 없기에 읽으면서 반박할 거리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의견엔 논리를 하나 더 보태고 반대의견의 타당함도 하나 더 알아가는 건 가치있는 일이지.
신곡 지옥편 - 단테
: 제다읽 프로젝트(제목은 다들 알지만 읽진 않은 책을 읽는 프로젝트. 일전에 언급했을 때와 명칭이 다소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세상 모든 것은 발전을 지향하니까)의 일환.
분량이 많고 엄청 어렵지 않을까라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손대지 못하고 있다가 작은 일을 계기로 시작.
그런데 생각보다 적은 분량(200여 페이지)에, 내용도 어렵지 않게 읽혀 이중으로 놀랐다.
어렵지 않았던 건 '열린책들'의 상세한 주석에 의한 것으로, 주석이 없었다면 2/5는 뭔소린가 하며 넘어갔을 걸. 이 자리를 빌어 '열린책들'에 감사를.
여하튼 감상을 말하자면 14세기에 씌여진 책의 특징일런지 그 시대 미술처럼 거칠다.
오히려 14세기보다는 그 이전의 초기 기독교 미술을 떠올리게 하는데,
섬세하고 과학적인 르네상스 미술과는 달리 논리적 설명보다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투박함 속에서 강렬하게 뿜어낸달까.
덕분에 엄청 자극적이고 엄청 편파적이다.
편파적이라는 말은 단테 개인적 판단과 감정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것.
역사적으로 그렇지 않게 기록된 사람들도 단테는 지옥행으로 결정짓고, 기독신앙의 사후세계에 그리스로마신화도 거침없이 사용된다.
더구나 고대 신화나 그리스로마 위인, 마호메트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단테 주변의 사람들이나 그 시대 당파싸움의 대상자들이 주를 이루고있어
단테 개인의 자존감을 위해 쓴 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애초에 여행 목적 자체가 짝사랑의 대상인 베아트리체니)
그러함에도 지옥의 세부 구획 정리 및 구체적인 묘사로, 그 당시 시대에는 충격과 공포였을 것이고
지금의 '나조차도 조금은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책의 재미 자체는 있는 것.
뭐, 결국 비판이 더 많긴 했지만 나머지 연옥과 천국편도 읽을 생각이다.
고전은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끝까지 경험하지도 않고 비판하지 않는 게 내 지론이니.
더군다나 단테가 그리는 연옥과 천국은 어떠할지, 그 시대상도 궁금하단 말이지.
P.S. : 이 글을 쓰는 내 들은 앨범은 김동률의 2011년도 크리스마스 앨범. 한 해의 마지막까지 나혼자 크리스마스 모드. 재밌네.ㅎ








